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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두 병을 사서 배낭에 넣으니 배가 불룩해졌다. 어깨에 둘러메니 가볍지도 무겁지고 않고, 서울서 내려온 손자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다. 상쾌한 아침결이 하루의 날씨를 쾌청하게 예고해주는 것 같아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704번 버스가 지루한 기다림 없이 도착했는데, 전에 없이 북적이며 나와 무심을 차례로 실어 충대 앞까지 실어다 주었다. 104번 버스가 저 건너편에서 껌벅이며 이쪽을 흘깃 바라보는가 싶더니 금새 달려온다.
8시 55분에 아파트 정문에서 출발한 후 9시 50분 경에 수통골하우스에 도착하니 월암이 시끌벅적한 인파 속에 묻혀 있다가 생글거리며 얼굴을 내민다. 바지런하게 제일 먼저 와 있었던 모양이다. 오래지 않아 청량, 안당, 장딱, 지노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 3월의 마지막 등산길의 정다운 멤버, 7인의 건각이 구성되었다.
봄햇살이 건각들의 볼을 매만져 주며 어서 오르라고 독려해 주었다. 사람들 행렬을 따라 나긋한 수통골 품 속으로 이끌려 들어갔다. 계곡에는 엊그제 내린 봄비로 물이 가득해 생기를 얻어 맑은 물빛으로 소리내어 흐른다. 나뭇가지 끝에 봄빛이 확연하다. 몇몇 꽃들이 피어서 숨어 있지만, 개나리와 진달래는 보이지 않았다. 3시간 동안의 느긋한 산행을 끝내고, 식이네 집을 출발점으로 몇 차례의 코스가 진행되어, 우정의 꽃을 풍성히 피워냈다.
1차는 며칠 전에 회갑을 지낸 장딱이 느닷없이 회갑턱을 내는 모양이 되어 축하해 주었고, 2차 노래방에 들러 오랜만에 모두들 답답한 속을 헹구고 목을 풀었다. 다들 떠나가고 안당과 장딱 그리고 나, 셋이서 안골 네거리에서 마지막 축배를 들고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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